장강칼럼 - 정직(正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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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정직(正直)
  • 장강뉴스
  • 승인 2020.08.0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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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논설위원)

정직의 뜻은 물론 바르고 곧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 거짓이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는 것 같아 영 씁쓸하기가 그지없다.

최일중
최일중

특히 정치에서 정직을 구하기란 연목구어(緣木求魚)인 것 같다. 그래도 이 사람은 아니겠지 하는 정치인이 부정에 연루됐다는 보도를 보면 정말 아연실색(啞然失色)하지 않을 수 없다.

참전계경 제57사(事)에 보면 정직이라는 말이 나온다.

바르면 사사로움이 없고 곧으면 굽음이 없으니/ 정직이란 사사로움이 없으니/ 정직이란 사사로움이 없고 굽음이 없는 것을 말한다.

무릇 의로움이란 뜻을 바르게 갖고 일을 곧게 처리해/ 그 사이에 사사로움과 굽음이 없기 때문에/ 차라리 일을 이루지 못할지언정/ 남에게 믿음을 잃지는 않는다.

우리 국민은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는 무엇이 돼도 좋다는 각오로 일하는 정직하고 성실하며 책임감 있는 양심있는 정치인을 원한다.

그런데 정직해 큰 복을 얻은 예화가 있다. 미국 캔자스시티에 사는 노숙자 빌리는 2013년을 잊지 못한다. 비록 누추한 차림의 노숙자였지만 누구보다 선한 마음을 가진 빌리에게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난 한 해였으니까요.

그 해 어느 날 사라는 거리에서 구걸하던 노숙자 빌리를 보고 그에게 적선했다. 동전 지갑을 열어 그 안에 있던 동전을 빌리 앞에 놓인 컵 안에 모두 쏟아주었지요.

몇 시간 뒤에 집에 돌아온 사라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음을 깨달았다. 동전지갑에 넣어둔 약혼반지까지 빌리에게 모두 털어준 것이다.

당황한 그녀는 급히 차를 몰고 빌리를 만났던 거리로 갔다. 하지만 그는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다. 그 사이 빌리는 보석가게에 가 있었다.

자신의 컵에 들어온 반지를 보고는 진짜인지 궁금한 마음에서였지요. 보석가게 주인의 말을 들은 그는 깜짝 놀랐다. 그가 받은 반지가 진짜 다이아몬드 반지였던 것이다.

그리고 가게주인은 그 자리에서 4천 달러(약 480만원)를 줄테니 반지를 팔라고 말했다. 빌리는 순간 갈등했다.

그 돈이라면 이제 지긋지긋한 거리에서 벗어나 새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 고민하던 그는 결국 반지를 돌려받고 가게를 떠났다.

다음날 사라는 절실한 마음으로 빌리가 있던 자리를 다시 찾았다. 빌리는 그곳에 있었지요. 빌리는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 사라에게 주었다.

사라와 그녀의 약혼자는 정직한 빌리에게 크게 감동했고 곧 빌리를 돕기 위한 모금활동을 시작했다.

모금이 시작된 지 얼마 안돼 무려 2억 3천만원 이라는 큰 돈이 모였고 빌리는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미국의 국가 표어는 미국 동전 1센트부터 100달러짜리 지폐까지 모든 돈에다 새겨져 있다고 한다.

이것은 진리를 믿는 것처럼 인간들도 서로 신뢰의 바탕위에서 살아야 한다는 교훈이 담긴 표어가 아닌가요? 그만큼 미국인들에게 신뢰라는 말은 아주 중요한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하나를 꼽으라면 대체로 정직을 말한다. 신뢰, 신용, 책임, 믿음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기초는 정직이다.

따라서 정직하지 않은 사회, 거짓말하는 사람, 부정을 저지르는 사람은 아무리 똑똑해도 사람들은 그를 믿지 않으며 사회생활 어디서든지 밀려나게 마련이다.

종교, 정치인부터 마음의 혁명을 오늘날 우리나라의 전통적 가치 또는 도덕율이 많이 떨어지고 변했다고 한다. 그래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정직과 신용, 정의가 가치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 사회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한 유명한 논객은 최근 그의 글에서 한국은 거짓말 천국이라고 일갈했다.

한국인은 대체로 거짓말을 잘하고 부정직성이 많고 기회만 주어지면 부정(不正), 불의를 다반사로 행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라는 뜻이겠지요.

그러니까 모든 종교인이 먼저 마음의 혁명을 하자는 것이다. 종교인들이 마음이 바르지 않고 정직하지 못하다면 아무리 좋은 교리를 전파한다 하더라도 세상은 도리어 남의 권리를 무시하고 부정 취득에만 신경을 써 나라를 일대 혼란으로 이끌게 되는 것이다.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주의일지라도 그 주의·주장을 더럽히고 만다. 종교인이 정직하지 못하면 정치인도 부정을 저지르고도 시치미를 뗄 것이고 자연히 국민들도 이를 본받아 나라를 점차 위태롭게 하고 말 것이다.

사실 자기 욕망을 위해 그른 줄을 알고도 짐짓 부정을 행하는 자는 나라의 반역자인 것이다.

거짓은 무너질 때 여지없이 무너지고 진실과 정직은 천지도 없앨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언제나 바른 정신으로 정직한 나라건설에 앞장서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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