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인과(因果)와 인연(因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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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인과(因果)와 인연(因緣)
  • 장강뉴스
  • 승인 2020.06.0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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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장흥군 환경지도팀장)

원숭이 한 마리가 밭에서 얻은 콩을 두 주먹에 쥐고 나중에 배고플 때 먹으려고 나무위에 올려 놓으려다 쥐고 있던 콩 하나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김금
김금

급한 마음에 손에 쥐고 있던 콩을 모두 던져버리고 나무를 내려와 콩 하나를 주우려 했으나 결국 찾지 못했다.

그제서야 나머지 콩을 모두 버린 것을 알고 뒤늦게 주우려 했으나 이미 닭들이 모두 먹어 치운 후였다.

콩 하나 때문에 모든 콩을 잃어버렸다. 백유경(百喩經)에 나오는 이야기다. 작은 것에 집착하다가 큰 것을 모두 잃게 된다는 교훈이 담겨있다.

이 이야기를 달리 해석하면 현실의 욕심에 집착하다가 정작 마음의 평화를 모두 잃게 된다는 의미이다.

좋고 즐겁고 기쁘고 행복함을 좇다가 그 인과로 말미암아 결국 싫고 괴롭고 슬프고 불행한 과보(果報)를 얻게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하나의 콩을 놓친 것을 두고 얻은 것을 놓쳤다는 분별심. 즉 얻었다 잃었다는 두 가지 생각 모두를 놓아버리고 놓치면 놓치는 대로 인연의 소치로 생각하여 더 이상 집착하거나 미련을 갖지 말아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얻고 잃는 것은 다반사다. 얻었으니 잃게 되는 것이므로 결국 손해가 아님에도 욕심을 부리게 되고 화를 내기도 한다. 얻고 잃는 것은 그 자체로 너무나 당연한 인과 인연이요, 공(空)의 원리이다.

이 말은 되는 것이 있으니 안되는 인과가 생기고 원하는 것이 있으니 원하지 않는 인과가 생긴다는 이치이다.

그럼에도 갖고 싶은 것만 가지려 하고 잃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은 욕심이요, 억지이며 세상에 결코 그런 것은 없다.

그러니 얻고 잃는 것, 오고 가는 것, 하고싶은 것과 하고 싶지 않은 것 등등은 모두가 인연 과보의 질서이고 자연의 소치이다.

따라서 웬만한 일에 대해 욕심과 집착, 성냄과 망상을 하면 할수록 스스로 괴로움과 고통을 자초할 뿐이니 오고가는 인연의 모습에 대해 결코 좋다 싫다 분별하지 말고 항상 여유로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지켜보는 습관을 길러야 할 것이다.

걱정, 근심, 망상할 시간에 기도와 참선, 보시와 정진으로 분별하는 마음을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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