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김억추 장군의 발자취를 따라서(『못다 부른 명량의 노래』 정찬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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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김억추 장군의 발자취를 따라서(『못다 부른 명량의 노래』 정찬주 지음)
  • 장강뉴스
  • 승인 2020.05.0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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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숙(강진군도서관 우리들서평단)

“명량”이라는 말을 들으면 불패의 신화인 이순신 장군이 먼저 생각난다. 『난중일기』와 영화 <명량>의 영향력 때문일 것이다.

정인숙
정인숙

정찬주 작가의 『못다 부른 명량의 노래』는 임진왜란이라는 큰 전란이 발생했을 때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내고도 역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장군들과 그 휘하 군사들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소설은 강진 출신 명궁수 김억추가 임금인 선조 앞에서 모래자루를 단 교룡기를 돌리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이 장면은 이미 선보인 활솜씨와 더불어 선조의 신임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 이후 명나라 사신의 호위로 다녀오면서, 함경도 칼바람 속에서 여진족을 무찌르는데 공을 세우면서 그의 계급은 여러 단계 상승한다.

그는 정유재란에선 전라우수사로서 특유의 활솜씨를 발휘해 왜군 선봉장을 명중시켜 명량해전을 성공으로 이끈 주역이다.

‘못다 부른’이란 수식어는 김억추 장군처럼 눈부신 전공을 세우고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사람들을 기억하자는 작가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것 같아 의미가 크다.

특히 작가는 『난중일기』에서 이순신 장군이 보인 편협한 기록 때문에 역사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강진의 자랑, 김억추 장군의 탁월한 능력과 인품을 『선조실록』, 『백사집』, 『난중일기』등 여러 사료를 참고해 새로운 시각에서 재조명하고 있다.

‘우수사 김억추는 겨우 만호에나 적합할까 대장감이 못 되는 사람인데, 좌의정 김응남이 서로 친밀한 사이라고 해서 함부로 임명하여 보냈다.

여러 장수들은 스스로 적은 군사로 많은 적과 싸우는 형세임을 알고 달아날 꾀만 내고 있었다. 김억추가 탄 배는 벌써 2마장 밖으로 물러나 있었다.’라고 『난중일기』에 기록되어 있다.

‘실제로는 전선 후미의 질서를 잡는 역할을 맡아 뒤로 물러나 있었을 뿐이고, 막상 전투가 시작되었을 때는 너무 앞서지 말라고 이순신이 걱정했을 정도로 왜선과 맞붙어서 싸웠던 것이다.’(p 375) 충과 효가 뛰어난 김억추 장군의 성품과 얼마나 다른 기록인가?

이 소설을 읽고 가장 의미 있었던 점은 명량해전에서 이순신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훌륭한 전공을 세우고도 묻혀버린 강진 출신의 자랑스러운 김억추 장군을 알게 되어서 참 다행이라는 것이다.

역사의 왜곡을 바로 잡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장군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작가의 진실 된 노력이 이 책의 곳곳에 엿보인다.

전라도, 함경도, 충청도 등 각 지역의 사투리를 만나는 즐거움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이순신 장군의 충청도 사투리(~고맙구먼유.)는 드라마 표준어에 길들여진 독자에게 큰 웃음을 줄 것이다.
이 책을 강진 군민들 더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가 읽기를 소망한다.

임진왜란이라는 한 시대에 갇힌 김억추 장군을 우리 역사에서 위인으로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 그의 업적 찾기 또한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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