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대화상대(對話相對)의 마음을 얻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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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대화상대(對話相對)의 마음을 얻는 기술
  • 장강뉴스
  • 승인 2020.04.27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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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성균관 전의)

개에 물린 사람은 반나절만에 치료받아 귀가 했고 뱀에 물린 사람은 3일만에 치료를 마치고 돌아갔다.

최일중
최일중

그러나 말(言)에 물린 사람은 아직도 현재 입원중이다. 무심코 내 뱉은 말이 얼마나 독하고 치명적 상처이기에 뱀독을 능가하는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실감나게 해주는 문구이다.

그래서 공자께서도 천하를 주유하면서 이런 말을 하셨다.

삼사일언(三思一言) 삼사일행(三思一行) 한마디 말하기 전에 세 번 생각하고 한번 행동하기 전에 세 번을 생각하라, 항상 말을 뱉은 후나 행동을 행한 후 후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항상 귀를 기울이면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논어의 가르침인 이청득심(以聽得心)이 요즘 귓속에 계속 맴도는 사자성어다.

이청득심의 유래는 노나라 임금의 바닷새 이야기에서 알수 있다. 중국 노나라 왕이 바닷새를 비궁(宮)안으로 대려와 술과 육에 진미를 권하고 풍악과 무희 등, 융숭한 대접을 했는데 바닷새는 어리둥절해 슬퍼하며 아무것도 먹지 않아 사흘만에 죽었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노나라 임금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과 음악이 바닷새에게 좋은 것이라 착각한 나머지 바닷새를 죽음으로까지 몰고간 것이다.

상대방의 이야기나 심정을 들으려 하지 않고 자신의 아집이나 독선만 내세우다가는 이러한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흔히 남의 말을 듣기보다 자신의 주장만 내세워 상대가 이해해 주길 바란다. 그러나 말은 뱉는 동시에 순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말은 귀소본능(歸巢本能)을 가지고 있어서 돌고돌아 어느새 말을 내뱉은 사람의 귀로 다시 돌아간다고 한다.

그렇다면 말을 어떻게 하고 어떻게 들어야 하는가. 한번 말하고 두 번 듣고 세 번 맞장구하라. 우리 신체 부위 중 입이 하나이고 귀가 두 개인 이유가 아니겠는가.

한자 언(言)에서 답을 얻을 수 있다. 언(言)에는 깊은 뜻이 숨어 있는데 두(二)번 생각하고 말을 해야 비로소 말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聽(들을 청)을 풀어보면 왕의 귀(耳+王)로 듣고 열 개의 눈(十+目)으로 보고, 하나(一)된 마음(心)으로 대하라. 말은 적게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진심을 다해서 잘 들으라는 말이다.

주의를 기울여 남의 말을 잘 듣는 것을 의미하는 경청(傾聽)은 단순한 의사소통 뿐만아니라 관계를 돈독히 하고 신뢰를 만들어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무엇보다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말하기보다 듣기를 좋아 한다는 것은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무기는 입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말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말을 귀를 기울여 들어주는 것이야말로 듣는 기술이다. 잘 말하기 위해서는 잘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자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자녀의 작은 목소리를 귀가 아닌 가슴으로 증폭시켜 헤아려 본 적이 있는가. 이 부분에서는 어느 부모도 자신 있게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실제 최근 모단체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우리나라 중학생 20%정도는 아버지와 대화하는 시간이 하루에 1분도 안된다고 답을 했다고 한다.

부모와 자식간의 대화시간이 이처럼 부족한 것은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 학교와 학원에 오가는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에 서로 얼굴을 제대로 마주하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또 가정의 분위기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부모가 가부장적이거나 자녀가 이기적 성향인 경우에는 가족끼리 대화하는 분위기 조성 자체가 어렵다.

이런저런 이유보다 최근 부모와 자녀간 대화를 가장 어렵게 만드는 것은 인터넷 등 SNS 발달 때문일 것이다.

인터넷과 휴대전화로 또래 집단간의 의사소통에는 익숙하지만 집에서의 대화는 점점 줄어 들고 있는 현실 속에서 자녀와 효과적으로 대화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다가서서 부모의 느낌을 말할 뿐 자녀를 탓하지 않는 기술, 즉 나 전달법으로 어깨와 시선을 맞추고 몸을 약간 앞으로 숙여 전적으로 주위를 기울이기, 말 도중 끼어들지 않기, "으음", "그래", "그랬구나" 등 듣고 있다는 것에 확신 주기, 감정에 귀 기울이며 인정하고 격려하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1분간 말하고 2분 동안 듣고 난 후 3분은 생각해 보자. 지금부터 말을 줄이고 귀를 크게 열어 상대의 마음을 보자. 그리고 세치의 혀끝으로 내뱉은 말은 아첨하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은 칭찬이라고 했다.

남을 칭찬하고 존중해 주면 미담이 덕담이 되지만 남을 비방하고 험담만 늘어 놓는다면 자기에게 돌아오는 것은 적개심뿐이다.

어리석은 자는 남의 비방을 만들어 놓지만 지혜로운 자는 그 말 듣고 자기 자신을 배워 나간답니다.

노을 앞에서 인생이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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