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최일중 성균관 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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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최일중 성균관 전의
  • 장강뉴스 기자
  • 승인 2015.09.2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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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게 베풀고 배려하는 추석이 되기를

어느 철학자가 말했다. “인생은 B로 시작해서 D로 끝난다” 라고 여기서 말하는 B는 탄생(Birth)을 D는 죽음(Death)을 의미한다.
태어나서 언젠가는 한 평 남짓한 흙으로 돌아가는 게 인생살이다. 하지만 사람 사는 게 재미나는 것은 B와 D사이에 C(Choice:선택)라는 게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학교, 직업, 배우자, 친구, 권력, 명예 등 수많은 선택을 한다. 무얼 선택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목표와 방향이 갈린다. 물론 어떻게 사느냐도 중요하다. 하지만 인생의 종착역인 죽음 앞에 이르렀을 때 대다수 사람들은 세 가지 후회를 한다고 한다.
첫째는 참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다. 그때 당시에는 내가 옳다고, 그게 최선이라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했을 게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 때를 돌이켜 보면 “내가 조금 더 참지 못하고 왜 그런 쓸 때 없는 행동을 했을까, 그 일을 그르치지 않았더라면 내 인생이 좀 달라졌을 텐데” 라고 후회한다.
둘째는 좀 더 행복하게 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다. 왜 그렇게 빡빡하고 멋없이 살았던가, 다른 사람들에게 귀찮게 굴지 않고 얼마든지 즐겁게 살 수 있었는데 라고 후회한다.
마지막으로 베풀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다. 찢어지게 가난하게 산 사람이든 부모 잘 만나 남부럽지 않게 산 사람이든 죽을 때가 되면 이렇게 긁어모으고 움켜 쥐어봐도 어차피 빈손으로 가라는데, 왜 좀 더 나눠주지 못했고 베풀며 살지 못했을까, 참 어리석게 살았구나! 라고 후회한다는 것이다.
셋 가운데 가장 큰 후회는 베풀지 못한 후회일 것이다.
요즘 우리는 물질이 풍요로운 사회에 살고 있지만 진정한 삶의 길보다 우리의 정신 상태는 그 풍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즉 내 감정 상태가 여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물질이 넉넉한 세상에 자비스럽지도 않고 배려심도 너무나 아끼고 있다.
돈 드는 것도 아닌데 컴퓨터가 우리의 일손을 덜어주고 자동차가 시간을 아껴주지만 그 만큼의 또 다른 업무에 사람들은 지쳐 가고 있다. 지친 일상이기에 나눔과 자비 배려심이 인색해 지는 것이다.
있어야 나눌 수 있는 것이 물질이라면 없어도 나눌 수 있는 것은 마음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생각난다. 맹자(孟子)의 이루편(離蔞編)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 이라는 표현에서 시작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라 뜻인데 무슨 일이든 자신의 입장만을 생각하여 행동하는 아전인수(我田引水)와 반대되는 의미다. 맹자는 남을 예의로 대해도 답례가 없으면 자신의 공경하는 태도를 돌아보고 자신은 사랑하는데 그가 가깝게 대해 주지 않으면 스스로의 마음을 돌아보고 남을 다스리는데 다스려지지 않으면 스스로 지혜가 부족함을 돌아보라(禮人不答反基敬 愛人不親反基仁 治人不治基智) 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배려(配慮)하는 마음이다.
유럽과 대한민국 서울에 이런 카페가 있다고 한다. 손님이 어이 커피라고 말하면 1,000원을 받는다. 커피주세요 라고 주문하면 900원을 받는다. 여기에다 안녕하세요 라는 인사를 덧붙이면 다시 100원 깎아 800원을 받는다고 한다. 배려하는 쪽에서는 사소한 마음과 노력을 제공하지만 배려 받는 쪽에서는 커다란 즐거움과 실질적 혜택을 받는다는 의미다.
베풀고 싶어도 가진 것이 아예 없어서 베풀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에 비하면 가진 것이 많다는 것은 복된 길이다. 그래서 지도자가 물질적으로 풍족한 것은 복이다. 남에게 베풀 수 있기 때문이다. 얻으려면 주어야 하고 더 많이 줄수록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베푸는 삶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돈에 집착하는 사람은 돈이 아무리 많아도 베푸는 삶을 살기 어렵다. 남에게 베푸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재산을 소중하게 알고 낭비하지 않지만 거기에 얽매여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그들은 돈을 위해 일하지 않고 돈이 자신의 삶을 위해 일하게 하는 사람들이다. 콩 한쪽을 열이 나눠 먹는다는 말이 있다. (樂施:낙시는 은혜를 베푼다는 뜻이다. 베푸는 것을 좋아하며 즐기는 마음으로 베푸는 것)
절약하기만 할 뿐 널리 베풀지 아니하면 가까운 사람도 멀어지게 됨으로 즐거이 베푸는 것이 덕을 실천하는 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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