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상태바
장강칼럼 -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 장강뉴스
  • 승인 2020.03.16 1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일중(성균관 전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국민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매일 수백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이들 곁에서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 빠른 회복과 건투를 비는 것 외에 달리 드릴 말이 없다는 게 안타깝다.

최일중
최일중

인간의 살이란 반드시 인간끼리의 교류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은 인간세계를 등지고 산에 숨어서 대자연을 벗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은 인간도 대자연을 벗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은 인간도 포함하지만 그 이상의 절대 세계와 접촉하면서 살기도 한다.

성직자나 도인 등이 그런 사람이다. 속세에 사는 평범한 사람도 신앙을 갖고 살기 때문에 그들도 절대 세계와 감응하며 산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절대 세계라고 했지만, 그것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콕 꼬집어서 무엇이라고 애기할 수는 없다. 절대 세계는 사람에 따라서는 도라고 할 수도 있고 신이나 부처, 마호메트, 공자, 예수, 천지신명, 알라신, 제우스 등으로 불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저 간편하게 하늘이라고 해두자. 하늘은 생과사를 초월한 삶의 근원에 속한 절대 가치일 것이다.

우리는 인생은 절대로 그러한 존재를 배제할 수 없다. 신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암암리에 절대 가치를 인정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도 결국 하늘이다. 하늘은 인간존재의 뿌리고 또한 우주의 관리자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하늘과 함께 살아간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먹고 사느라 바쁠 때는 현실에서 하늘의 존재를 자주 잊곤 한다. 하지만 불현듯 하늘의 존재를 느끼는 순간도 종종 있다. 가령 어떤 사람이 양심이란 것을 생각하고 있을 때 이는 곧 하늘이고 최고의 가치나 떳떳함을 얘기할 때도 그것이 바로 하늘이다. 사람이 항상 하늘만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늘을 완전히 배제하고 살지는 못할 것이다.

조폭 세계에 '의리'라는 말이 있는데 실은 이것도 하늘과 다르지 않다. 어떤 사람이 남들 몰래 골목에 쓰레기를 잔뜩 내다 버렸다고 하자. 들키지만 않으면 사람들로부터 지탄받지도 않고 친구를 잃는 것도 아니고, 남의 돈을 슬쩍 훔쳐도 영원히 걸리지만 않으면 출세에 지장이없다. 혼란한 틈을 타서 번번이 친구에게 밥값 계산을 미루어도 인간관계에 큰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공원에서 수돗물을 틀어 놓고 가버리거나, 아무데나 침을 뱉거나, 도로에 껌을 버리거나, 친구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공원에 있는 음식을 자신 앞에 놓고 싹싹 긁어 먹거나 하는 등, 그 어떤 비겁한 짓도 들키지만 않으면 그만인가? 그렇다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은 필경 불행한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토록 재수 없는 사람을 하늘이 그냥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그뿐 아니다. 이 세계는 하늘이 직접 관리하지 않더라도 자정 능력이 있어서 우주에 해로운 영향을 주는 사람을 퇴출시킨다. 반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자는 인간 세상이 그것을 몰라줘도 반드시 하늘로부터 복을 받게 되어 있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제부터 온갖 재수 없는 짓을 다 하면서 행운이 찾아오는지 불운이 찾아오는지를 실험해봐도 좋다. 자식에게 그렇게 해보라고 가르쳐도 좋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그런 짓을 해보라 좋은가? 행복한가? 큰 이익이 생길 것 같은가? 미친 짓이다. 크게 보면 세상은 모든 것이 제대로 되어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이것이다.

인간은 마약 중독자처럼 눈앞의 이익에 빠져서는 안 된다. 정정당당하게 살아 가야 하는 것이다. 정정당당,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품위를 높이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마침내 행복해지는 법이다. 항상 꼴사납게 행동하면서 행운을 기대할 수 없다.

꽃에 나비가 날아들 듯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행운이 날아들게 되어 있다. 요점은 간단하다. 하늘이 보기에 좋은 사람, 공동체에 이익을 주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다만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기에 항상 자신의 인격 수준을 높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밀한 것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남들이 알아주기만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고귀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인간에게 굳이 보상을 바라지 않는 위대한 행동을 유인지정(幽人之貞)이라고 하는데 하늘은 절대 그런 사람들을 놓치지 않는다. 기어코 상을 내려줄 것이다.

물론 진정한 아름다움은 하늘로부터 내려온 상마저 사양하고 인간을 이롭게 했다는 그 사실 자체로 스스로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훌륭한 사람은 아름답고 당당하고 보람있다.

이는 하늘이 원하는 바다. 이러한 경지에 이르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미약한 우리 인간으로서는 당장 결실을 이룩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큰 뜻을 세우고 나가야 한다. 그러한 큰 뜻은 도인이 평생 걸어가는 것과도 다르지 않고 인류가 이상적으로 추구하는 사회상과도 다르지않다.

세상을 이롭게 하면 세상도 나를 이롭게 한다. 내가 인간세계에 아름답게 나서면 세상도 내게 아름답게 다가오는 법이다. 매일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여 부족했던 나의 모습을 바꾸어 나가자. 이는 평생토록 멈추어서는 안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