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붕어빵’을 아시나요…옛 추억 되살리는 붕어빵에 담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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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붕어빵’을 아시나요…옛 추억 되살리는 붕어빵에 담긴 의미
  • 장강뉴스
  • 승인 2020.02.0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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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선(장흥지역발전협의회장)

붕어빵에 대한 끈기와 열성으로 일구어낸 그 역사, 보건소 가는 길목, 예양교 가운데 다리를 지나다 보면, 늘 구수한 빵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이 냄새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붕어빵이다.

백남선
백남선

붕어빵이 우리들의 푸짐한 간식이던 시절이 있었다. 밀가루 반죽을 묽게 하고 단팥을 넣어 붕어모양의 쇠판에 부어 반쯤 구운, 이른바 풀빵들이었다.

‘여기 아주머니는 빵에 대한 연구를 하는 모양이야!’

제과점에 쓰고 있는 재료를 사용한다고 하며, 붕어빵 3개 1천원, 달걀빵 1개 1천원에 주면서 또 오라고 하는 아주머니(김해숙, 54세)는 농협군지부 앞에서 하시고, 남편(방인용,50세)은 읍사무소 앞에서 하고 있다.

붕어빵 세 개면 우리의 배는 자못 든든했고, 붕어빵은 또 그 맛으로도 일품이었다.

지나가는 여학생들이 “빵사먹자, 창피하게 노상에서 자존심도 없느냐”, 하며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보인다.

옆에 서있던 사람들이 너무나도 어리둥절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시대차이라 할까. 아니면 위생문제라 할까.

여러 가지로 생각해도 답이 안 나온다.

어느 사이에 못 보던 것들이 등장해서 우리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맛이야 어찌하든 우리의 입맛을 바꾸게 하고 있다.

제과점의 빵, 케이크, 인스턴트식품 등등 나중엔 출신 불명의 것이 자꾸만 등장해서 우리 어린 시절 한창 맛나게 먹었던 토속음식을 잠재우고…, 또 몹시도 그립게 하고 있다.

지금은 아예 간식이 외식으로 둔갑된 것도 같다. 외국에서 들어온 음식들이 우리들 간식으로 그대로 점유하고 있는 것이다.

간식은 그렇다치고 식사는 또 어떤가? 우리 전통의 한식 입맛을 빼앗아간지 이미 오래인 듯하다. 아침 저녁상에서 자식들과 세대간의 음식 갈등을 겪는다는 이야기도 드문드문 들린다.

시각을 달리 한다면 기성세대가 우리 고유의 옛 맛을 멀리하고 어린 자녀들에게 외제 물건 등을 아무 생각없이 그냥 사줘버릇했던 결과라고 보인다.

요사이 읍내 거리를 활보하다보면 붕어빵을 굽는 노점들이 더러 눈에 띄고 게다가 어린 학생들도 차례를 기다려서 맛있게 먹는 광경이 여간 흐뭇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매스컴 보도에 따르면 아직도 음지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쌀이 남아돈다고 하나 결식 학생들 숫자는 갈수록 많다는데….

우리들 주변을 잘 살펴보자. 계절의 문턱에서 가진 자가 움츠러들면 가난한 이웃은 감당 못할 시련을 겪게 될 것이다.

작은 정성이라도 부족한 지 뻔히 알면서도 가난한 이웃들에게 흐뭇한 붕어빵 정신으로 선뜻 덜어 줄 수 있고 나누어 먹는 정신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로 한없이 키워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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