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기후변화와 아열대농업 대응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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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기후변화와 아열대농업 대응전략
  • 장강뉴스
  • 승인 2019.12.1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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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준(강진농업기술센터 원예연구팀장)

화석연료의 사용에 따른 전 지구적인 기온 상승은 이제 일상이 되어서 간혹 언론에 소개되어도 무덤덤하다.

최영준 팀장
최영준 팀장

몇해 전 모 신문기사에 매년 평균온도가 1.5℃ 이상 상승한다는 가정하에 해수면이 급격히 높아져 일부 해안지방은 바닷물에 잠길 것이라는 겁나는 예측들이 보도된 바 있다.

창문만 열면 강진만이 보이는 곳에 살고있는 내게는 아직까지 크게 와 닿지 않아서 ‘누가 허풍 떠나?’ 싶을 때도 있다.

그런데 실제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 변화 추이를 연구한 자료를 보면 2017년 기준으로 30년 전보다 평균기온이 1.4℃ 상승했고 여름은 19일 길어졌으며 겨울은 18일 짧아졌다고 하니(국립기상과학원) 기온 상승은 엄연한 사실인 듯 하다.

기후 온난화는 농작물의 재배에 많은 영향을 준다. 언제 심고 언제 수확하는가를 결정하는 작형 뿐만 아니라 농작물의 종류도 달라질 수 있다.

예전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주산지를 형성하던 사과 농장이 대부분 사라지고 더 시원한 강원도와 지리산 자락의 일부 지자체에서 재배되고 있다.

시설하우스 재배에서는 더욱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준다. 비닐이나 유리를 이용해 외부와 차단된 환경을 조성하는 시설하우스는 주로 겨울 추위를 극복하는데 집중해 왔기 때문에 효율적인 난방 시스템 개발과 도입이 이루어져 왔다.

이를 이용해 예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바나나농장이나 애플망고 농장이 심심찮게 언론에 소개되기도 하며 과일시장에서도 국산 아열대 농산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농업 분야에서 기후 아열대화에 대응해서 아열대작물의 이른 준비는 훌륭한 전략이다. 다만 소비시장의 동향을 잘 파악해 농업인들의 소득에 도움이 되는 작물을 도입하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단편적으로 기온만 고려해 작물을 선택하는 것은 위험이 따른다.

우리 군은 십수년전부터 기후 아열대화에 대비해 준비해 왔다. 우리 지역에 맞으면서 고온에도 잘 견디고 시장성도 함께 고민해서 작물을 선발해 실증재배 한 후 농업인들에게 재배해 보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중점 육성하고 있는 품목은 애플망고, 바나나, 만감류(레드향 등) 등이다. 이들 작물은 시설하우스 내에서 재배한다면 지역적으로 잘 적응하면서도 향후 시장확대가 가능하다.

이러한 아열대작물의 보급을 위해서는 시설하우스 재배 확대가 우선 필요하다. 강진군은 전통적으로 벼재배 중심의 농업이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시설하우스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새로운 농장 조성에 목돈이 들기 때문에 자본을 투자할 수 있는 의욕적인 농민도 많지 않다. 매년 군에서 시설하우스 설비 지원을 하고 있으나 지붕이 낮은 비가림하우스 위주로 조금씩 늘고 있는 반면 아열대작물을 위한 지붕 높은 하우스 신축은 더딘 편이라 안타깝다.

시설하우스는 외부 기온이 높아지면 그보다 훨씬 빠르게 내부 기온이 높아진다. 이를 막기 위해 차광시설을 설치하기도 하지만 혹서기 고온에 의해 농작물 재배에 많은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다. 한마디로 강진군의 시설하우스는 겨울 잇점은 있으나 여름에는 단점도 분명하다.

이 때문에 하계 파프리카나 토마토 등은 재배가 어렵게 되고 딸기 모종재배에서는 병이 많아진다. 겨울이 짧아지면 우리 군의 많은 시설하우스는 잇점이 줄어들고 단점이 늘어가는 것이다.

향후 고온을 극복하는 훌륭한 기술이 개발된다면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기후변화에 발맞춰 아열대 또는 열대작물을 위한 지붕 높은 시설하우스 도입도 계속 추진해야 한다.

우리 군은 현재 아열대과수를 역점적으로 도입 육성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관광지가 많은 지역에 재배단지를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관광지 방문객을 대상으로 판매나 홍보가 용이하고 체험이나 가공 등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한수 앞을 내다보는 농정을 펼치는 것이다.

앞으로도 군에 적합한 품목과 기술을 실증해 보고 예리하게 시장동향을 살펴서 효과가 있는 것은 적극적으로 도입 확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러한 전략적인 접근법이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보완된다면 미래 농업 환경에서 강진군이 경쟁력을 가지는데 크게 도움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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