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비우고 채우며 사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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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비우고 채우며 사는 인생
  • 장강뉴스
  • 승인 2019.11.04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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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성균관 전의)
▲ 최일중

맹동 11월 입동 11.8 초후 11.4 물이 처음 얼다. 중후 11.9 땅이 처음 얼다.

말후 11.14 꿩은 드물고 대합조개 잡힌다. 소설 11.23 초후 11.19 무지개가 걷혀 나타나지 않는다.

중후 11.24 천기 오르고 지기 내림. 말후 11.29 하늘과 땅이 막혀 겨울이 된다.

모든 미덕 중에 아낌없이 주는 마음이 가장 소중한 것이다. 주는 것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 많이 베풀어라 그러면 똑같이 얻을 것이다. 받기만 하는 자에게는 명예가 주어지지 않는다.

명예는 베푸는 자에게 주어지는 보상이다.

인도속담에 모든 것을 주는 사람은 모든 것을 얻지만 아무것도 주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고 했다. 생각만으로 아낌없이 줄 수 없다.

아낌없이 주는 행위는 생각이 아닌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다. 또한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의 행동을 보고 판단하는 것보다는 정확한 평가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그 사람이 무언가 베푸는 것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생의 마음을 채우고 비우는 활동을 반복하며 산다. 비워야 채워진다는 논리는 자연현상에서 수없이 보면서도 우리 인생이 채우기만 하다가 일생을 마치기도 한다.

보람있게 살다간 인생이라면 물레방아 물레살에 물을 비우고 채우며 물레방아가 돌아가듯이 수없이 비우고 채움을 연속하며 즐기다 간 사람이다. 고여 있으며 움직이지 않는 물은 썩는다.

움직이는 물은 썩지도 않고 얼지도 않는다. 평생을 돈을 모으고 부자가 되는데 집착하다 보면 어느새 인생의 황혼에 접어들었지만 그래도 가진 것을 비우지 못하고 채워진 짐에 눌려 살면서 인생종착인 죽음에 이른다.

가진 것을 보람있게 베풀고 쓰는 즐거움도 맛보며 살아야 한다. 비웠더라면 새로운 물건과 정보가 채워졌을텐데 비우지 못하고 과거라는 보수의 집념에 붙잡혀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산다.

어느 날 갑자기 분실이라는 불행이 나의 비우지 못하는 고정관념의 채워진 유산을 송두리째 없어지게 하면 그때부터 새로운 변화라는 틀에서 새롭게 변하며 새로운 지식, 정보, 재산을 채우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본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비우고 바꾸고 변화할 것이 아니라 자의에 의해 주변을 살피고 가진 것을 비우는 용단을 내릴 줄 알아야 한다.

발전하려고 하고 좀 더 크게 성장하려면 현재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의 틀을 만들고 새로 만든 틀에 채우는 인생을 반복해야 한다. 

채우는 즐거움이 있듯이 비우는 즐거움도 있다. 록펠러는 병마에 시달리면서 반성하여 가진 것을 없는 자에게 베푼다는 집념으로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고 살다갔으며 빌게이츠는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며 베푸는 즐거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부자들은 가진 것을 사회에 환원하기보다 온갖 탈법으로 더 모으고 후손에게 유산으로 넘겨주는 즐거움에 살고 있다.

비우는 즐거움을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우리가 매일 무언가를 먹은 이상 반드시 배설을 해야 살 수가 있다. 버리는 것이 아까워 배설을 하지 않고 저장하고 있다면 우리 몸은 한 달도 제대로 버틸 수 없을 것이다.

양분을 소화하고 나머지 것들을 화장실에 앉거나 서서 시원하게 배설하고 나면 밀려오는 행복감을 그 어떤 값비싼 보물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자연환경에서 가을에 나뭇잎이 떨어지지 않으면 봄에 새잎이 돋아날 자리가 없다. 나뭇잎은 떨어져 새잎의 거름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무엇인가 머릿속을 채우고 있다면 내일이란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오늘 있었던 좋은 일도 궂은 일도 오늘 하루로 비우고 빈 그릇에서 새날을 맞이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인생은 오늘의 번뇌를 버리지 못하고 이미 과거로 채워진 좁은 공간에 내일을 맞이하여 허덕이며 산다.

우리 인생이 좀 더 발전하고 행복하게 살려면 항상 빈 그릇에 새 물건을 담는다는 심정으로 과감히 비우고 새것을 맞이해야 하며 잃어버린 물건은 다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새로운 더 좋은 것으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현명한 인생을 사는 사람은 인생의 종점이 빈 그릇임을 알고 죽기 전에 그릇을 보람있게 다 비우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종점을 맞이해야 한다.

채워져 빈 곳이 없는 그릇에 어떤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겠는가? 비운 만큼 채워진다는 자연의 순리와 법칙에 따라 현명한 인생으로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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