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살아가는 지혜(智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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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살아가는 지혜(智慧)
  • 장강뉴스
  • 승인 2019.10.1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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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성균관 전의)
▲ 최일중

걱정이란 무엇인가? 걱정은 여러 가지로 마음이 쓰이는 감정을 의미한다.

불안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비슷한 말로 심려(心慮), 염려(念慮), 근심(根尋) 등이 있다. 근심과 걱정은 일란성 쌍둥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근심걱정은 불안과 초조 당황과 낙담이 일으키는 심리적 현상이다. 그러나 이 근심걱정은 두루 쓰는 말이지만 각각 나뉘어 본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미세한 차이는 있다.

근심이 기왕에 마음속에 깃들어 있는 것이 현재 불안의 상태로 나타난 것이다. 반면에 걱정은 미구에 닥칠 것을 두고 안절부절 못하는 것이다. 이 걱정이 습관적으로 되면 우울증이 된다. 이런 우울증이 지나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걱정을 뜻하는 말로 사냥개가 짐승을 물고 흔든다는 표현을 쓴다. 실제로 걱정은 삶을 물고 흔들어 서서히 죽게 만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현실은 돈이 많다고 해서,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해서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걱정이 많은 이유는 나와 주변 사람들을 비교하거나 분수에 맞지 않게 많은 것을 가지려 할 때 생각이 많아지고 걱정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니까 욕망을 가지되 적당함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조선조 어느 임금이 여러 나랏일로 머리가 아팠다. 적이 쳐들어올까? 반란이 일어날까? 흉년이 들까? 자식들은 잘 클까? 등 걱정이 많았다.

세상에 근심걱정 없는 사람이 과연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임금은 전국에서 근심걱정이 없는 사람인 무수인(無愁人)을 찾으라고 명하였다. 그러나 정승판서도 근심이 있고 억만장자들도 걱정이 있었으며 어린아이까지 걱정이 많았다.

그러다가 한 노인을 찾았는데 아들 열두 명을 모두 결혼시켰고 아들과 며느리들의 효성이 지극해 매번 번갈아 극진히 모셨으니 노인은 모든 것이 다 즐거웠다. 주변 사람들이 이 노인을 무수옹이라 불렀는데 소문을 들은 임금이 노인을 불러 무엇이 즐거운지를 물었다.

노인은 “몸도 성하고 마누라가 잘 보살펴 주고 자식과 며느리가 효도하고 벗들도 많고 자식들도 건강하고 임금님이 나라를 잘 다스려 주어 춘하추동이 다 좋으니 무슨 걱정이 있겠느냐?”고 말하였지요.

임금은 노인에게 근심거리를 만들어 줘 시험할 생각으로 구슬을 하나 주고는 한 달 후에 다시 가져오라고 하였다. 노인이 대접을 잘 받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강에서 배를 탔는데 뒤에 따라오던 사람이 노인에게 말을 건네기를 “손에 든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노인은 임금이 맡긴 구슬을 꺼내다 이 사람이 팔꿈치를 치는 바람에 구슬이 한강물에 빠지게 되었다. 노인은 근심이 생겨서 집에 가서도 식음을 전폐하고 머리를 싸매고 눕게 되었다. 자식들이 그 까닭을 물어도 대답하지 않고 노인 혼자서 끙끙 앓았다.

그런데 자식들이 노인을 위해 잉어를 요리해 주려고 했다. 며느리가 잉어를 잡아 배를 갈랐더니 잉어 뱃속에서 구슬이 나온 것이다. 이를 노인에게 말하자 노인이 보고는 자신이 강에서 떨어뜨린 그 구슬임을 알고 근심이 없어졌다고 좋아하였다.

한 달 후 임금의 부름을 받고 노인은 다시 궁중에 들어가 구슬을 바쳤다. 깜짝 놀란 임금은 그간의 이야기를 듣고 감복하였고 구슬을 빠뜨리게 한 사람은 노인을 시험하기 위해 임금이 일부러 보낸 사람임을 밝혔다. 사람이 근심걱정이 없이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삶과 주위의 사람들을 성에 차지 않더라도 만족하며 살기 위해 노력한다면 노인과 같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담해준 한 상담사가 사람들을 두려워하는 근심걱정을 분석해서 정리한 것이 있다.

정리결과 40%는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 30%는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결정에 대한 걱정 12%는 질병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 10%는 장성한 자녀들과 친구들에 대한 걱정, 진짜 현실에 문제에 대한 걱정은 겨우 8%뿐이었다. 즉 걱정의 92%는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어떻습니까? 지금도 어떤 일로 걱정하고 있습니까?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났나요? 아니면 머릿속에만 존재하는지요?

걱정의 늪에 자신을 빠뜨리지 않으면 좋겠다. 걱정은 생각하면 할수록 걱정의 늪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그렇다고 걱정이 해소되지 않는다. 차라리 잊어버리고 일상에서 다른 즐거움을 찾도록 노력하면서 잊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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