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모든 선함을 받들어 이롭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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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모든 선함을 받들어 이롭게하라
  • 장강뉴스
  • 승인 2019.04.2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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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덕(강진군보건소 옴천지소 보건팀장)
▲ 장경덕

의료봉사 활동 계획이 있으니 협조해 달라는 제의가 들어왔다. 경기도 양주시에서 정형외과를 운영하고 있는 윤홍식 원장님께서 우리 지역 오지에서 의료 봉사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각종 준비물 등, 더구나 휴일을 이용해서 매주 토요일, 일요일 한 달 넘게 연이어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타종교 단체인의 제안이라서 더욱 난감했다.

자신은 대한불교 조계종 소속의 포교사이며, 그리고 이 지역 불교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군청 불자회 외 각 불교신행단체 활동을 나름 불자로 알려지고 이를 위해 열심히 살아온 자신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 이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니 보건분야 공직자로서 지역주민의 건강증진에 도움이 된다면 받아들여야 하고, 특히 그 동안 지역 어르신들이 자신에게 베푼 인정의 호의를 생각하니, 차마 거절하기가 어려웠다.

이렇게 어렵사리 마음을 내어 시작했으나, 그 길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의료봉사가 시작되면 아침 진료 준비 7시30분부터 시작된다. 이를 위해서는 새벽에 일어나 6시경부터 서두른다. 그것도 다들 쉬는 주말에 그런데도 현장에 도착하면 잠이 적은 어르신들은 벌써 대기하고 계신다.

이렇게 시작한 의료봉사 활동이 매년 휴일을 이용하여 이루어졌는데 2016년 6월 시작 어연 4년이 지났다. 처음 작천면을 시작으로 마량, 옴천, 거쳐 지난 3월에는 도암면에서 실시하였다.

의료봉사를 하면서 때로는 어르신들 모습에 안타깝고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 부모님 세대 대부분이 그렇듯 농사일에 손은 거칠고 허리는 구부정하고, 무릎 관절은 달아 없어져 걷기조차 버거워 한 어르신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자신으로서는 안타까운 마음에 코끝이 찡해진다.

그런데, 자신은 저런 분들을 위해 실시하는 의료봉사에 대하여 종교를 생각하고 장기간 휴일을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 잠시나마 봉사를 망설였으니, 부끄러울 따름이었다.

어르신들께서 진료를 받으신 후 환하게 웃으며 가시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지금은 오히려 어르신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그리고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그동안 의료봉사 활동을 하면서 자신은 참으로 행복했던 것 같다. 자신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짐에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한다. 내 자신이 어르신들에게 베푸는 마음 보다는 어르신들로부터 받는 감사하는 마음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윤홍식 원장님께 표창패를 드렸다. 군수님께서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하는 의미에서 군민들의 뜻을 담아 드린 것이다. 원장님의 남다른 애향심도 있지만 의료인으로서 투철한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봉사이기에,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힘든 고난의 세월을 견뎌오면서, 자식을 위해 정작 자신은 돌보지 않고 살아오신 어르신을 위해 자신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이와 더불어 내 자신도 행복 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일을 하면서 불자로서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선을 행하여 모두를 이롭게 하라”는 행함에 있어서 종교나 이념을 가리지 말고 행하라는 것일 것이다. 비록 내 자신 타 종교인들과 어우러져 봉사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 또한 모두를 이롭게 하는 행일 것이다.

요즘은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사단 소속의 강진 보현표교사회 회장, 강진불교대학 교학처장 소임도 맡고 있다. 매월 휴일을 활용 화순에 위치한 유격대 군 법회 지원도 나간다. 나름 불자로서 신앙생활에 충실하고 포교사로서 불법 전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더하여, 군민들의 보건을 담당하는 공직자로서 군수님의 “더불어 행복한 강진 군민이 주인이다”슬로건과 서현미 보건소장님의 “ 찾아가는 보건의료 서비스”라는 기치에 맞춰, 주민의 건강증진에 도움이 된다면, 종교에 상관없이 이들과 서로 도우며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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