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세상은 요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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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세상은 요지경
  • 장강뉴스
  • 승인 2019.04.0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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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진(장흥 옛골 천연염색 대표)
▲ 박순진

▲첫 번째 사례
혹시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몇 자 적어본다.

어제 그제도 장흥에 흰색 1톤 탑차에 칼을 잔득 꼽고 다니고 있었다.

“가위갈아요.”

“낫갈아요.”

1톤차에 스피커가 울려퍼졌다.

“아저씨 가위 가는데 얼마에요?”

“아 네 ~~맡겨만 주세요.”

재단가위 4개를 갖다 줬다.

시간이 지난 뒤 가위를 가져왔는데 가위 한개 가는데 2만원이라 하였다.

“다른 곳에서는 3000원 하던데요!”

“아니 왜 그렇게 비싸느냐” 했더니

자기는 가위 가는 기술이 특출하기 때문에 최고의 재단가위로 잘 갈았으니 8만원을 달라는 것이다.

가위 4개를 들고 눈을 부릅뜨고 8만원을 달라는 것이다.

자세히 보니 술에 취한 동공은 풀려 있었고 입에서는 술 냄새가 풍겨와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요즘, 묻지 마 살인도 있다고 뉴스에 나오는데 두려워 아무 말 못하고 8만원을 주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아서 8만원을 부랴부랴 줘 버리고 어서 나가 달라고 했다.

2만원하는 가위를 2만원을 주고 갈 수밖에 없었으니 세상이 요지경이다.

차안에는 칼이 가득 꽂혀 있었고 두려움을 일으키는 행동 또한 가관이 아니었다.

그런데 한 개당 2만원씩이나 지불하고 간 가위는 원단이 짤리지 않았다.

제대로 갈지 못하고 가위로서의 기능이 상실된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세상 참 무섭다.

어쩜 이런 일도 있을까!

요지경 ~~~

중치가 막혔다.

그날 밤에 급채한 나는 장흥우리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다.

▲두번째 사례

10여년 전에 장흥 집을 매입 하구서 기와지붕 페인트를 한 번도 칠하지 않아 페인트가 들떠 있어서 기와지붕과 집주변 벽돌을 봄단장 겸 페인트를 칠하려고 계획했다.

그런데 3년 전에 뒷집이 매매 되어 새로 이사를 왔는데 70대 노부부가 이사와 사신다.

평소에 유난히도 목소리가 크신 아주머니, 그런데 뒤뜰 벽에 페인트를 칠하려고 뒷집 집안으로 들어가려 했더니 집을 밟는다면서 못 들어가게 했다.

들어가려면 10만원을 요구했다.

집 벽에 페인트를 칠하려고 한다고 사정했더니, 그럼 페인트를 칠하지 말라 하셨다. 하는 수 없어 10만원을 주고 페인트를 칠했다.

세상 인심이 언제부터 이리 삭막했단 말인가.

왜 세상 인심이 이렇게 변해가는 걸까?

장흥 토박이는 아닐거라고 생각하고 싶다.

아무리 마지막으로 치닫는 세상이라지만 시골 사시는 할머니의 따뜻한 모습이 그립다.
이웃이 좋아야 하는데...

예쁜 봄처럼 민심도 새싹처럼 새로워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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