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인지위덕(忍之爲德), 참는 것이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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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인지위덕(忍之爲德), 참는 것이 덕
  • 장강뉴스
  • 승인 2019.02.1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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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일중

인일시지분이면 면백일지우니라. 득인차인이요 득계차계하라. 불인불계면 소사성대니라(忍一時之忿 免百日之憂, 得忍且忍 得戒且戒, 不忍不戒 小事成大)

한 때의 분함을 참으면 백일 동안의 근심을 면할 수 있다. 참을 수 있으면 참고 또 참을 것이요, 경계할 수 있으면 또 경계하라. 참지 아니하고 경계하지 아니하면 작은 일이 큰 일이 된다.

명심보감 계성편 첫 구절에 있는 말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항상 유념해야 할 구절이다. 무슨 일이든 성급하게 결정하면 잘못을 저지를 수 있으니 전후 사정을 잘 알아보고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깨우치는 큰 교훈이다.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은 치밀어 오르는 욕망이나 분노를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순간적으로 치밀어 오르는 욕망이나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아무 생각없이 자기 기분 나는대로 행동해 버리는 사람이다.

미국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마시멜로(과자)의 효과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를 해보겠다.

부모라면 누구나 내 아이가 공부를 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세대를 막론하고 우리 사회가 가진 공통된 생각이다. 하지만 살펴보면 그 이유는 입장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부모들은 아이가 자신보다 더 나은 위치에 이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공부를 잘 하면 어떤 일을 하든 선택의 기회가 많다는 믿음 때문에 또는 학벌이 여전히 큰 영향력을 미치는 사회 분위기를 보며 아이가 공부를 잘 하기를 기대하고 때로는 강요하지요.

반면에 아이들은 부모에게 칭찬을 듣기 위해, 부모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지요. 아이들은 지금 공부를 해서 먼 훗날 훌륭한 어른이 되는 것보다 지금 게임을 한번 더 하는 당장의 즐거움을 선택하지요.

아이가 스스로 공부를 잘하게 하려면 공부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장기적인 목표와 함께 성취를 했을 때의 기쁨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

우리가 역지사지(易地思之)하면서 ‘세 번을 참으면 살인도 면할 수 있다’라는 옛말이 있는데 여기에 한 일화를 소개해 보겠다.

충청남도 연안김씨 집에서 둘째 아들을 결혼시켜 살림을 내어 주었다. 그런데 이들 부부에게는 자식이 없었다. 어느 봄날 둘째 아들은 팔도유람을 떠났다.

팔도를 구경하고 다니다가 한 주막에 들어가 술을 한 잔 시켜 먹는데 찢어진 갓을 쓴 노인이 들어서면서 내가 술을 한 잔 먹고 싶은데 젊은이 나에게 술을 한 잔 줄 수 없을까? 연안김씨 둘째 아들은 먹으려던 술을 그 노인에게 주었다.

노인은 술을 한 잔 받아마시고는 고맙다고 치하를 하면서 내가 돈이 없어 술값은 낼 수 없으나 술값 대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말을 하나 가르쳐 주겠다면서 忍之爲德(인지위덕)을 잊지 말라고 당부를 하였다.

그 후 연연김씨 둘째 아들은 여러 곳을 구경 다니면서도 늘 인지위덕, 인지위덕을 외우며 그 뜻을 머릿속에 새겼다. 그후 일년쯤 유람을 하고 난 다음 어느 날 밤에 자기 집으로 돌아왔다. 집 밖에서 보니 방안에 등잔불이 켜져 있는데 방문에 비녀를 찌른 각시 모습과 상투를 쓴 사람이 서로 정답게 웃으면서 손을 잡고 얘기를 하고 있지 않은가?

이 광경을 본 둘째 아들은 필시 마누라의 샛서방이라 생각하여 몽둥이를 들고 뛰어들려고 하다가 인지위덕을 생각하고 잠시 생각을 하다가 몽둥이를 버리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러나 참으면 덕이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쪽에서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억지로 인지위덕을 생각하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방문 앞에서 기침을 하고 인기척을 냈다. 그러자 마누라 옆에 있던 상투쟁이가 갑자기 숨어 버리는 모습이 문 그림자를 통해서 비쳐 보였다. 그런 다음 마누라가 나와서 반갑게 맞이했다. 둘째 아들은 마누라가 샛서방을 보다가 들켜서 자기 앞에서 애교를 떠는 것이라 생각하고 화가 머리끝까지 났으나 인지위덕을 생각하고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방안에 들어섰다.

방안을 살펴보았으나 상투쟁이가 숨을 만한 곳은 없었는데 방바닥에 깔아놓은 이불이 조금 볼록하였다. “옳지!” 틀림없이 저기에 숨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대항을 할 준비를 하고 윗목에 버티고 서있었는데 마누라가 갑자기 이불을 훌쩍 제쳤다. 둘째 아들은 깜짝 놀라 살펴보니 체격이 아담하고 작은 남자였다. 그래도 억지로 참으면서 인지위덕을 생각했다. 그때 마누라가 “일어나거라”하고 말하면서 상투쟁이에게 “어서 형부에게 인사드려라”고 말했다. “이 애를 모르십니까?” 자세히 보니 아내의 여동생, 당신의 처제였다.

깜짝 놀라 사연을 물으니 처갓집에 멸문지화가 생겨 가족이 전부 멸할 상황이 되자 친정아버님께서 작은 딸을 남장으로 변복시켜 보냈기에 보호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을 하였다.

둘째 아들은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내가 그 술집에서 노인에게 술 한 잔을 대접하지 않고 인지위덕을 배우지 못했더라면, 침착하게 현재 상황을 판단하지 못하고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큰 잘못을 저지르고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을 죽이는 살인범이 될 뻔하였구나...” 사람들은 순간적으로 치밀어 오르는 욕망이나 분노를 지혜롭게 참아내지 못하고 아무 생각없이 자기 기분나는 대로 행동하다가 큰 낭패를 당하는 일이 아주 많은데 나중에 후회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빈대 한 마리 잡으려고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속담이 있다. 자신을 화나게 하는 대상에게 자제심을 잃고 복수를 했을 때 그 행위로 인한 화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결국 참지 못하고 화 나는 감정대로 말하고 행동을 한다면 그 책임이 결국은 자신에게 돌아 올 것이다.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항상 삼사일언(三思一言)하면서 忍之爲德을 좌우명으로 삼고 세상을 사노라면 결국 후회없는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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