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자식의 불효(不孝)는 부모에게도 책임(責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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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자식의 불효(不孝)는 부모에게도 책임(責任)이 있다.
  • 장강뉴스
  • 승인 2018.11.1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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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성균관 전인)
▲ 최일중

탈선한 청소년들의 대부분이 가정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손가정, 문제가정에 문제아가 생긴다는 것이다. 예전에 소년 셋이 어느 집에 들어가 강도행각을 벌이다 들키자 주인여자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과 관련 그 소년들의 가정환경을 심층취재한 어느 신문기사 내용이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범행을 저지른 그들은 열여섯 살 같은 또래로 중학교를 중퇴한 아이들이었다. 한 아이는 어릴 때부터 막노동을 하는 아버지가 매일 술에 취해 들어와 어머니와 잦은 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자랐고 또 한 아이는 아버지의 폭력 때문에 어머니가 도망가버려 할머니의 손에 맡겨졌다가 가출하였고 나머지 아이는 비교적 부유한 가정에서 정상으로 학교에 다녔으나 어느날 어머니가 딴 남자와 불륜을 저지르는 현장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아 집을 뛰쳐나왔다고 했다.

이렇듯 각자 가정에 문제를 안고 있었던 이들은 우연히 만나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술과 담배를 가까이 했고 비행(非行)에도 익숙해졌다.

결국 살인미수라는 엄청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고 왜 그런 무서운 짓을 했느냐고 묻는 경찰관의 질문에 이들은 부모에게 복수하고 싶었노라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고 한다.

어찌 이 세 소년들 뿐이겠는가? 오늘날 문제 청소년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하나같이 그 원인이 가정문제에 기인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수많은 교육자들은 학교교육이나 사회교육보다는 가정교육이 인간의 성격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지극히 옳은 말이다. 사람은 태어나 자라면서 가정에서 모든 것을 배우고 몸에 익힌다. 이를테면 온화한 부모에게서 사랑을 배우고 형제자매의 우애에서 협동정신을 배우고 서로 웃고 즐기는 화목한 분위기에서 이해와 단결을 배우고 서로 희생하고 양보하는 생활에서 예의와 질서를 배운다.

반면에 사랑 대신에 싸움과 폭력이 난무하고 우애, 협동, 희생과 양보보다는 시기와 이기심만이 팽배해 있는 가정이라면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이며 성장한 후에는 어떤 인격이 형성될 지는 자명한 것이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배우는 최초의 스승 또한 가족이다. 특히 가족 중에서 어머니는 자식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는 분이다.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훌륭한 인격의 배후에는 신사임당(申師任堂)이 있었고 맹자(孟子)의 학문 뒤에는 아들을 가르치기 위해 세 번이나 이사(移徙)를 했다는 맹모삼천(孟母三遷)의 가르침이 있었고 발명왕 에디슨에게는 어머니의 따뜻한 격려가 있었고 쾌락에 빠져있던 아들 어거스틴을 교부(敎父)로 변하게 한 배후에는 어머니 모니카의 기도가 있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교육자들은 어머니는 자녀들의 학교요, 교실이요, 선생이요, 교과서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가정폭력상담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대체적으로 가정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어버지는 자신도 성장과정에서 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다.

교육효과의 논리상 그러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자식도 훗날 자기자식에게 폭력을 행사하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게 상담전문가의 분석이다.

사실 효도는 대(代)를 이어 내려가게 마련이다. 내가 부모에게 효도하면 그것이 은연중 교육이 되어 내 자식이 또한 나에게 효도를 하게 되는 것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있듯이 먼저 부모가 자식에게 모범을 보여야 자식도 부모의 모습을 보고 배우고 행하지 않겠는가?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따라서 자식의 불효는 부모에게 그 책임이 크다고 하겠다. ‘부모가 온 효자가 되어야 아들이 반(半)효자’라는 우리 속담을 되새겨 볼 일이다.

효가 살아야 가정도 살고 나라가 산다.

그런 효는 덕의 근본이다. 효라 함은 어버이를 극진히 섬기고 받드는 데서부터 시작하여 스스로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고 나아가 크게 출세하여 가문과 어버이의 명예를 크게 나타내는데 있는 것이다.
효란 옛날 성인들이 백성들을 교화하던 가장 극진한 덕이요, 또한 밝은 도인 것이다.

자녀가 스스로 자신은 자기 개인의 몸이 아니요, 근본으로 부모로부터 받은 분신(分身)이니 평생을 소중하게 이 육신을 보호 관리하여 그가 일생을 마치는 그날까지 알뜰히 보호해야만 하다.

효자가 그 부모를 섬기는 효심을 나라에 적용시키면 충성이 되고 친우에게 이어지면 믿음이 될 것이니 이러한 행실을 갖춘 사람은 스스로 위대한 업적을 쌓아 장차 입신출세를 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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