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풍요로운 중추절(仲秋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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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풍요로운 중추절(仲秋節)
  • 장강뉴스
  • 승인 2018.09.2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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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성균관 전인)
▲ 최일중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폭염도 물러가고 민족의 대 명절 추석이다. 때 맞춰 들녘에는 노란 벼가 알알이 익어가고 나무에는 과실들이 풍성하게 맺어간다. 이처럼 추석 무렵은 한 해 동안 정성들여 키운 농작물을 수확하는 결실의 시기이며 1년 중 가장 풍요로운 계절이다.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가정 살림이 빠듯해도 온 가족이 모여 노릇노릇 맛있게 전을 부치고 송편을 빚어 함께 나눌 생각을 하면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여기에 5일간의 황금연휴까지 더하니 한가위 마음은 더욱 풍요롭게 만 느낀다.

하지만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이번 추석이 마냥 반갑지 만은 않은 이웃들이 생각보다 많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들과 홀로 사시는 어르신 등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은 오히려 명절이 더욱더 외롭고 각박하게 느껴질 것이다. 찾아갈 곳도 없고 찾아올 사람도 없이 쓸쓸한 명절을 보내야 할 이들에게는 오히려 이맘때가 더 쓸쓸하고 힘들 뿐이다.

오랜 경기불황으로 나눔의 미덕은 점차 사라지고 외롭고 불우한 이웃들에 대한 성금과 후원물품도 예년 같지가 않다고 한다.

얼마 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기부해 본 경험이 있느냐? 는 설문에 대해 2011년 36.4%이던 긍정답변이 6년이 지난 2017년 조사 때는 26.7%로 9.7%포인트 감소했다고 한다. 조사결과를 보면 우리사회 기부 참여자가 급격하게 줄어든 나눔에 인색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음을 나타낸다. 소규모 복지시설에는 기부 문의조차 없다는 우울한 소식들뿐이다. 복지시설을 향한 온정의 손길마저 양극화라고 하니 쓸쓸한 생각이 든다.

예로부터 우리조상들은 추석이 되면 이웃 간에 장만한 음식을 나누고 서로에게 감사의 정을 나누며 지낸다. 생활이 조금 넉넉한 사람들은 해질녘 동네 뒷산에 올라가 혹여 굴뚝에 음식장만 하는 연기가 나지 않는 집이라도 있는지 살폈다가 인적 드문 시간에 남몰래 찾아 곡식포대를 두고 가곤했다.

이처럼 추석은 풍요로운 가운데 소외된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까지 넉넉한 날이었다. 빈부격차의 골이 깊어진 현대사회에서는 나눔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주위의 이웃에 대해서도 따뜻한 관심으로 나눔을 위한 첫 걸음을 떼어보자. 생색내기가 아닌 진심어린 배려와 사랑으로 따뜻한 온정을 나눠보자.

요즘에는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신문 등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수시로 기부단체를 홍보하는 광고들이 나오고 있다. 마음만 있으면 전화 한 통화로도 얼마든지 손쉽게 후원이 가능하다. 가까운 읍면 주민 센터를 찾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우리는 어려운 이웃과 결연을 통한 나눔을 실천하는 보건소 아버지 교실에서 요양원을 찾아 나눔운동 봉사실천을 하는 것도 아주 바람직한 일이었다.

흔히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고 오래간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 동안 빠듯한 일상에 치어 살필 여유가 없었다면 올 추석을 계기로 이웃을 향한 소박하지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보면 어떨까?

나눔은 꼭 크고 화려할 필요가 없다. 실천적으로 옮기는 작은 용기가 값진 것이다. 넉넉하진 않지만 나보다 힘든 이웃을 위해 따뜻한 관심과 나눔의 손길을 건네 보자.

이번 추석이 말 그대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번 추석 남북관계는 평화협정으로 체결됨으로 훈훈한 민족의 서광이 비치고 있다. 어렵고 서운할수록 감정을 터놓고 좋은 이웃 좋은 친구와 어울리며 그리운 고향을 방문하여 친척과 친지들을 찾아뵙고 정이 넘치는 관계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

명심보감에 주봉지기 천종소(酒逢知己 千鍾小)라고 하여 ‘나를 알아주는 사람과 술을 마시면 천 잔의 술도 적다“고 하였다. 어려울 때 일수록 속마음을 터놓고 술 한 잔 할 수 있는 친구, 사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인생의 최고 가치의 삶은 나의 동반자와 함께 할 때 더더욱 빛난다.

이번 추석에는 이웃, 친구, 친인척과 소통하는 장을 만들어 행복이 넘치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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